이번에는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댈러스 미술관(Dallas Museum of Art, DMA)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댈러스 미술관은 지금 상설 전시를 무료로 엽니다. 그런데 이 무료는 요즘 생긴 혜택이 아닙니다. 미술관 연혁을 보면 1909년에 처음 마련한 공식 시설의 이름이 「댈러스 무료 공공 미술관(Free Public Art Gallery of Dallas)」이었고, 2001년에 입장료를 받기 시작했다가 2013년에 다시 무료로 돌아왔습니다. 아래 관람기의 인상주의 특별전도 미술관이 가진 작품으로 거의 다 꾸린 전시였습니다. 무엇을 공짜로 볼 수 있는지를 알고 가면 이 미술관에서 하루를 쓰는 방법이 달라집니다.
이 글의 순서
댈러스 미술관은 어떤 곳인가
댈러스 미술관은 1903년 1월 19일 댈러스 시민 50명이 공공도서관에 모여 만든 댈러스 미술 협회(Dallas Art Association)에서 시작했습니다. 지금 소장품은 2만 5천 점이 넘고(2026년 10월 누리집 기준), 미술관은 5,000년에 걸친 세계 여러 문화의 작품을 모았다고 소개합니다. 미술관 스스로도 미국에서 손꼽히게 큰 미술관 가운데 하나라고 적습니다.
지금의 건물은 댈러스 시내 아츠 디스트릭트(Arts District)에 있습니다. 미술관은 이곳을 미국에서 가장 큰 도심 예술 지구라고 소개합니다. 미술관이 이 자리로 옮겨 새 건물을 연 것은 1984년 1월 29일이고, 이름도 이때 지금의 댈러스 미술관이 되었습니다. 설계는 미국 건축가 에드워드 래러비 반스(Edward Larrabee Barnes)가 맡았습니다. 반스는 1984년 본관에 이어 1985년 리브스 컬렉션 윙, 1993년 하몬 빌딩(Hamon Building) 증축까지 설계해, 지금 건물의 큰 틀은 약 10년에 걸쳐 한 건축가의 손으로 완성되었습니다.
| 댈러스 미술관 외벽과 마크 디 수베로, 〈아베〉, 1973년, 채색 강철, 1214 x 940 x 1384 cm, 댈러스 미술관, 1976.10. 미술관 앞 로스 애비뉴 광장에 서 있으며, 붉은 강철 막대들이 한 점에서 엇갈린다. |
소장품은 앤디 워홀, 잭슨 폴록을 비롯한 현대 작품과 고흐, 세잔, 모네 등 유럽 거장들의 작품은 물론, 아프리카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예술품까지 폭넓게 아우릅니다.
상설 전시는 네 개 층에 걸쳐 있습니다. 1층의 전후·현대미술을 비롯해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아메리카 예술을 층과 전시실별로 나누어 전시합니다. 전통과 고전 예술품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지역별 특색을 비교하며 감상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작품 수가 꽤 많으니 모두 둘러보려면 시간을 넉넉히 잡는 것이 좋습니다.
댈러스 미술관 무료 입장, 처음 이름에서 시작된 원칙
댈러스 미술관의 일반 입장은 무료입니다. 누리집 방문 안내 첫 문장이 「예술은 모두를 위한 선물이라고 믿기에 일반 입장은 무료」라는 말입니다. 다만 무료라도 나이와 상관없이 모든 관람객에게 입장권이 필요하고, 누리집에서 미리 예약하거나 현장 안내 데스크에서 받습니다(2026년 10월 확인).
이 무료에는 이력이 있습니다. 1909년 미술 협회는 소장품을 댈러스시에 기증하고 페어 파크(Fair Park)의 새 건물로 옮겼는데, 미술관 연혁은 이때의 「댈러스 무료 공공 미술관」을 미술관의 첫 공식 시설로 꼽습니다. 1933년에 댈러스 순수 미술관(Dallas Museum of Fine Arts)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이름에서 「무료」가 빠졌습니다. 2001년 10월 2일부터는 입장료를 받았고, 2013년 1월 21일에 일반 입장을 다시 무료로 되돌렸습니다. 연혁은 이것을 무료 입장으로 「돌아왔다」고 적습니다. 지금의 무료 입장은 재단 후원을 일부 받아 운영됩니다.
상설 전시는 개관일이면 언제나 무료이고, 특별전은 전시에 따라 별도 티켓이 필요합니다. 제가 갔을 때는 인상주의 특별전까지 무료 'General Admission' 티켓 예매만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부터는 관람기와 따로 적어 둡니다. 댈러스 미술관은 2024년 1월부터 매달 첫째 주 일요일에 특별전까지 무료로 여는 프로그램(FREE First Sundays)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날은 따로 예약하지 않아도 됩니다. 미술관 발표로는 2026년 말까지 이어지는 프로그램이니, 2027년 이후에 가신다면 계속되는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일정을 맞출 수 있다면 이 날을 노리는 편이 좋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에는 "The Impressionist Revolution: From Monet to Matisse"라는 제목의 특별전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지금은 끝난 전시이지만, 아래 관람기는 그때 본 것을 그대로 적은 것입니다.
이 전시는 2024년 2월 11일부터 11월 3일까지 열렸고, 1874년 첫 인상주의 전시 150주년에 맞춰 댈러스 미술관이 직접 기획했습니다. 출품작 약 90점은 관장의 말로 「거의 전부」 미술관 소장품이었습니다.
| 〈인상주의 혁명: 모네에서 마티스까지〉 전시 입구 벽, 2024년 2월 11일~11월 3일, 댈러스 미술관 기획. 위쪽에 공동 후원사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와 PNC 은행의 이름이 있다. |
댈러스 미술관 관람기, 인상주의에서 야수파까지
전시 제목처럼 인상주의부터 나비파, 야수파까지 포괄적인 흐름을 담은 전시였습니다. 카미유 피사로, 오귀스트 르누아르, 에드가 드가, 클로드 모네부터 빈센트 반 고흐, 조르주 쇠라, 폴 시냐크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모네의 작품은 실제로 보았을 때의 아름다움이 배가 되는 듯했습니다. ^^
미술관은 이 전시를 여섯 구역으로 나눴습니다. 1874년 첫 전시를 연 화가들의 출발에서 시작해, 인상주의를 과학 쪽으로 밀고 간 점묘법(미술관 표기로는 크로모 루미나리즘, Chromo-Luminarism)의 구역, 눈에 보이는 인상보다 감정과 생각을 앞세운 다음 세대의 구역, 그리고 20세기로 이어진 영향의 구역으로 끝납니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1874년부터 12년 동안 모두 여덟 번 독립 전시를 열었는데, 전시는 그 뒤 40년을 따라갔습니다. 쇠라와 시냐크에서 나비파와 르동을 거쳐 야수파와 마티스로 끝나는 제 관람 순서가 이 구역 순서와 거의 겹칩니다. 인상주의라는 이름이 붙은 그림은 모네 〈인상, 해돋이〉 해설에, 이 전시가 대표 화가로 꼽은 모리조는 베르트 모리조 생애와 작품에, 점묘법은 쇠라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해설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전시장에 걸린 몇몇 작품들 옆에는 시각 장애인을 위한 안내판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그림을 만지며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부조와 함께 점자로 된 설명이 적혀 있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 시각 장애인을 위한 촉각 안내판. 도안은 앙리 마티스, 〈정물: 꽃다발과 과일 그릇〉, 1924년, 캔버스에 유채, 74.3 x 92.7 cm, 댈러스 미술관, 2002.19.McD 와 같다. 굽 높은 흰 과일 그릇이 꽃무늬 식탁보와 다른 면으로 떠 있다. |
사진 속 안내판의 도안은 미술관이 가진 마티스의 1924년 그림 〈정물: 꽃다발과 과일 그릇〉과 같습니다. 꽃병, 굽 높은 과일 그릇, 식탁에 흩어진 과일, 꽃무늬 병풍, 오른쪽 위 액자까지 자리가 그대로입니다. 미술관 해설은 이 그림에서 형태와 윤곽이 또렷한 것은 가운데의 흰 과일 그릇 하나뿐이고, 꽃다발은 같은 꽃무늬 병풍 앞에 두어 어느 꽃이 그린 꽃이고 어느 꽃이 진짜인지 묻게 만든다고 설명합니다. 손으로 읽는 안내판에서도 과일 그릇은 무늬 없는 흰 면으로 남아 있어 주변의 무늬와 따로 떨어져 보입니다.
폴 세뤼지에, 피에르 보나르 등 나비파 작가들의 작품도 볼 수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오딜롱 르동(Odilon Redon)의 작품들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4~5점 정도가 나란히 전시되어 있었는데, 오묘한 색감과 신비로운 분위기 때문에 눈을 떼기 힘들었습니다.
| 오딜롱 르동, 〈여인의 머리〉, 제작 연도 미상, 갈색 종이에 파스텔, 액자 포함 59.7 x 72.4 cm, 댈러스 미술관, 1981.197. 왼쪽 옆얼굴의 갈색과 파란 배경 사이에서 가운데 노란 점 무리가 어디에 떠 있는지 볼 것. |
미술관 해설은 이 파스텔을 르동이 1890년대에 색을 발견한 것을 잘 보여 주는 작품으로 소개합니다. 그 전까지 르동의 작품은 목탄과 석판화 같은 검은 그림이 전부였다고 합니다. 화면을 보면 옆얼굴은 왼쪽 가장자리에 밀려 있고, 나머지 넓은 자리는 형태가 정해지지 않은 파란색과 주황색 획이 차지합니다. 색이 무엇을 그리기보다 그 자체로 분위기를 만든다는 해설의 말이, 제가 느낀 오묘한 색감과 같은 자리를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전시의 끝 무렵에는 야수파의 그림들이 있었습니다. 모리스 드 블라맹크와 앙드레 드랭의 강렬한 색감이 돋보이는 그림이 나란히 걸려 있었습니다. 전시 제목에 앙리 마티스의 이름이 있어서 그의 작품을 기대했지만, 회화 한 점과 색종이 작품 한 점뿐이라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전시 마지막에 걸린 커다란 작품이라 임팩트는 있었습니다.
미술관 해설에 따르면 마티스는 생애 마지막 몇 해 동안 몸이 불편해 그림을 그리기 어려워지자, 구아슈를 칠한 종이를 오려 큰 콜라주로 붙이는 방식으로 작업했습니다. 댈러스 미술관에는 이 시기 작품으로 가로세로 2.8미터가 넘는 〈꽃 핀 담쟁이〉(1953년)가 있는데,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위한 밑그림입니다. 마티스의 색과 형태가 어디서 출발했는지는 마티스 〈춤 I〉 해설에서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
전시장 출구에는 인상주의 작가들의 굿즈를 파는 작은 가게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화집부터 각종 소품까지 예쁜 물건이 많았지만, 전시장 밖의 메인 기념품 스토어와 품목이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 전시장 출구 가게에서 산 작은 쟁반 다섯 개. 모네의 수련과 일본식 다리, 반 고흐의 올리브 나무와 침실, 꽃 피는 아몬드 나무 그림이 인쇄되어 있다. |
댈러스 미술관 리브스 컬렉션, 샤넬이 지은 집의 방들
이 미술관에서 가장 특이한 공간은 웬디 앤드 에머리 리브스 컬렉션입니다. 미술관 자료로는 3층에 있습니다. 그림을 벽에 거는 보통의 전시실이 아니라, 남프랑스의 저택 한 채를 방째로 옮겨 놓은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1985년 미술관은 리브스 재단으로부터 1,400점이 넘는 작품을 받았습니다. 헝가리 출신 언론인이자 출판인 에머리 리브스가 평생 모은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 회화, 조각, 종이 작품, 장식 미술품이고, 1981년에 세상을 떠난 남편을 대신해 텍사스 출신 아내 웬디 리브스가 재단을 통해 넘긴 것입니다. 미술관은 이것을 놓을 1만 6,500제곱피트(약 460평)의 별도 윙을 지었고, 그 안에 두 사람이 살던 별장 라 파우사(La Pausa)의 도서실, 식당, 살롱, 침실, 홀 다섯 방과 중정을 둘러싼 파티오를 다시 만들었습니다. 작품은 별장에 걸려 있던 그대로 걸었습니다.
그 별장을 지은 사람이 코코 샤넬입니다. 샤넬은 건축가 로베르 스트레츠(Robert Streitz)와 함께 설계를 직접 지휘했고, 파티오와 홀은 어린 시절 고아로 지낸 오바진(Aubazine) 수녀원을 떠올리게 해 달라고 따로 주문했다고 미술관은 설명합니다. 웬디 러셀과 에머리 리브스는 1953년 샤넬에게서 이 집을 사면서 가구와 책, 기념품 대부분을 그대로 넘겨받았습니다. 그래서 전시실 가구 상당수가 샤넬 시절부터 그 집에 있던 물건입니다. 두 사람은 1954년에 이 집에 자리를 잡았고 1964년에 결혼했습니다. 그리고 에머리 리브스와 가까웠던 윈스턴 처칠도 이 집을 찾은 손님이었습니다. 컬렉션에는 처칠이 그린 그림과 유품을 모은 전시실도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가 눈에 걸립니다. 이 리브스 윙을 설계한 사람이 에드워드 래러비 반스, 곧 이 미술관 본관을 설계한 바로 그 건축가입니다. 자기가 지은 미술관 안에, 샤넬이 지은 남의 집을 다시 지어 넣은 셈입니다. 미술관이 작품만 받은 것이 아니라 작품이 걸려 있던 장소까지 받아들인 경우이고, 그래서 이 방들은 전시실이라기보다 그 집에 초대받아 들어간 느낌에 가깝습니다. 앞의 인상주의 특별전에 나온 반 고흐의 〈밀 다발〉과 세잔의 수채 정물도 이 컬렉션의 작품이었습니다. 한 화가의 작품이 흩어지지 않고 한 곳에 남은 경우로는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이 함께 떠오릅니다.
저는 네 시간을 돌고도 미술관을 다 보지 못했습니다. 시간을 나눠 쓰셔야 한다면, 이곳은 뒤로 미루지 마시기를 권합니다.
댈러스 미술관, 가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것
네 시간가량 둘러봤는데도 미술관의 모든 전시를 다 보지 못할 만큼 넓고 볼거리가 풍부했습니다. 좋은 시기에 방문해서인지, 현대미술과 고전미술의 전시 비율이 적절해서 더욱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따로 종이 팸플릿이 구비되어 있지 않아 전시를 찾아다니는 것이 조금 번거로웠습니다. 방문 전에 웹사이트에서 보고 싶은 전시의 위치를 미리 확인해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누리집 방문 안내 페이지에 관람 지도가 있습니다. 가방은 정문의 무료 물품 보관소에 맡기도록 권하며, 가방을 등에 메고 전시실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플래시를 쓰지 않는 개인 촬영은 허용되지만 삼각대와 셀카봉은 쓸 수 없습니다(2026년 10월 확인).
야외에도 작품들이 있고 실내 로비 곳곳에도 멋진 조형물이 많아 둘러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기념품 스토어에도 좋은 상품이 많으니 꼭 들러보시길 바랍니다.
| 전시실 밖에 설치된 작품들. 가운데는 데일 치훌리, 〈하트 창〉, 1995년, 입으로 불어 만든 유리, 댈러스 미술관, 1995.21.A-II. 1층 아트리움의 유리창 창살 위에 색유리 원반을 겹쳐 걸었다. |
다른 미국 미술관의 관람기로는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 MOMA) 방문 후기도 적어 두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댈러스 미술관은 정말 무료인가요?
일반 입장은 무료입니다. 다만 나이와 상관없이 모두 입장권이 필요하므로 누리집에서 미리 예약하거나 현장 안내 데스크에서 받아야 합니다. 특별전은 전시에 따라 별도 입장권이 필요합니다.
특별전도 무료로 볼 수 있는 날이 있나요?
매달 첫째 주 일요일(FREE First Sundays)에는 입장권이 필요한 전시까지 무료이고 예약도 필요 없습니다. 미술관은 이 프로그램을 2026년 말까지 운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샤넬의 별장은 미술관 어디에 있나요?
웬디 앤드 에머리 리브스 컬렉션 전시실입니다. 1985년 문을 연 별도 윙에 라 파우사 별장의 방 다섯과 파티오를 재현했고, 미술관 자료로는 3층에 있습니다.
주 소 : 1717 North Harwood, Dallas, Texas 75201
입 장 료 : 일반 입장 무료(모든 관람객 입장권 예약 필요) · 특별전은 전시에 따라 별도
휴 관 일 : 월요일·화요일, 추수감사절, 성탄절, 새해 첫날
홈페이지 : 댈러스 미술관 공식 홈페이지
※ 이 글의 관람기는 제가 방문했던 당시의 기록입니다. 위 주소·입장 정책·휴관일은 2026년 10월에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시 확인한 내용입니다. 운영 시간과 특별전 요금은 바뀔 수 있으니 방문 전 공식 홈페이지에서 한 번 더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