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 성화묵상] 호프만의 '겟세마네의 기도'
호프만의 <겟세마네 동산의 그리스도>는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며 고뇌하는 모습을 담은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그림이지만 의외로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 고난주간 세 번째 묵상 그림으로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그림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거예요. 하지만 그림의 제목이나 화가를 알고 계셨나요? 저도 어린 시절 달력이나 액자에서 많이 보았던 그림이지만, 그림이나 화가에 대해 들어본 적은 없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이 그림에 대해 자세히는 알지 못할 것 같아 고난주간 묵상 성화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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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세마네 동산의 그리스도> 1890년, 약 98x79cm, 뉴욕 리버사이드 교회 |
이 작품은 독일 화가 하인리히 호프만(Heinrich Hofmann, 1824-1911)이 그렸습니다. 루터교 신자였던 그는 특히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묘사한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흥미롭게도 이 그림은 석유왕 록펠러의 아들인 존 D. 록펠러 주니어가 구입하여 뉴욕 리버사이드 교회에 기증한 것입니다. 독실한 침례교 신자였던 그는 "이런 귀한 보물은 개인이 소유해서는 안 되며, 대중에게 공개되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가 막대한 자금을 지원해 건립한 리버사이드 교회에 이 그림을 기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신약성경 복음서(마태복음 26:36-46, 마가복음 14:32-42, 누가복음 22:39-46)에 기록된 내용을 바탕으로 합니다. 유월절 만찬 후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겟세마네 동산에 올라가 기도하셨습니다. 베드로와 요한, 야고보를 데리고 가셨지만 그들과도 거리를 두고 홀로 깊은 고뇌 가운데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마 26:39)라고 기도하셨습니다.
호프만은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십자가 고난을 앞두고 기도하시는 예수님을 바위에 기대어 무릎 꿇은 모습으로 묘사했습니다. 예수님의 눈은 간절하게 하늘을 향하고 있고, 두 손은 간절히 기도하듯 모아져 있습니다. 얼굴에는 임박한 고난에 대한 깊은 슬픔과 고뇌가 드러나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려는 결단과 평온함도 느껴집니다.
어두운 밤을 배경으로, 예수님에게만 밝은 빛이 집중되어 마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빛은 어둠 속에서 홀로 기도하는 예수의 거룩함을 강조하는 동시에, 그의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자세히 보면 예수님 뒤편에 세 제자들은 깊은 잠에 빠져 있고, 주변에는 고난을 상징하는 가시덤불이 그려져 있습니다.
<겟세마네 동산의 그리스도>는 달력, 액자, 책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수많은 사람에게 널리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화가나 그림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접할 기회는 많지 않았을 것입니다. 고난주간에 이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성화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더 깊이 묵상하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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